몇 년 전부터 느닷없이 불거진 땅굴 논란은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며, 땅굴의 존재 유무에 대한 의견도 다양합니다. 그 논란의 내용을 살펴보면, 경기도 양주와 일산, 청와대 밑으로 무려 84~100여개 이상의 땅굴이 존재하며, 북한군과 전차가 대기할 수 있는 땅굴기지가 있다는 주장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뒤로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땅굴의 존재 유무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과연 북한의 수도권 남침땅굴과 대규모 땅굴은 수도권 지하에 존재할까요? 한밤에 들려오는 쿵쿵거리는 소리와 기계 장비가 가동되는 소리, 그리고 부쩍 많아진 싱크홀은 정말 땅굴과 관련된 것일까요? 

그럼 지금부터 "북한의 수도권 대규모 남침땅굴이 존재한다는 주장"과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취합해서 양쪽 의견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발견된 북한의 남침용 땅굴은 모두 4개입니다. 위치만 봐도 남침을 위한 목적으로 만든 땅굴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발견된 4개의 남침용 땅굴 외에 "북한의 대규모 수도권 남침땅굴은 존재한다"와 "북한의 대규모 수도권 남침땅굴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북한의 대규모 수도권 남침땅굴 존재한다! 



한국 최초의 지하철 1호선(서울역~청량리역 9.5km)은 일본의 기술을 대부분 제공받아 시공되었습니다. 반면에 북한은 소련의 기술을 제공받아서 한국보다 1년 앞서 지하철을 개통했습니다. 북한의 굴착기술이 한국보다 뛰어나다고 보는 이유가 있는데 바로 심도(깊은 정도)와 공사 방식 때문입니다. 

심도의 경우 한국은 지하 50m, 북한은 지하 150m에 주로 건설되기 때문에 북한이 세계 최고의 땅굴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공사 방식에서도 북한이 우수하다고 하는 이유는 한국의 경우 절개식인 선로 위쪽을 파고 복공판을 설치하여 작업하는 반면, 북한은 비절개식으로 상층부를 파내지 않습니다. 대규모 남침땅굴이 존재하다고 주장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는데, 땅굴이 얼마나 깊숙이 있는지 또 굴착 방식만을 놓고 봤을 때 북한의 굴착 기술이 한국보다 뛰어나다는 것이죠.



그럼 굴착 작업시 발생하는 많은 양의 지하수와 버럭(땅 굴착 시 나오는 흙, 돌), 환기 등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 것일까요? 



1. 남침땅굴 공사 시"지하수 처리방법"


군사분계선 부근은 화강암 지역이 대부분인데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곳은 지하수가 많지 않습니다. 설사 지하수가 있다고 해도 특정 공법이나 일부 고인 물을 기계를 통해서 처리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2. 남침땅굴 공사 시 "버럭 문제 해결방법"(탈북자 증언)


북한군 6사단 장교 출신 귀순자의 증언을 살펴보면, "북한은 한국지역 폐광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고, 남침용 땅굴 굴착으로 생기는 버럭은 폐광을 이용해서 감쪽같이 처리한다."고 밝혔으며, 


푹풍군단 대위 출신 탈북자의 증언내용에서는 "버럭을 자갈형태로 만들어서 포대에 담아놓고 미국의 군사위성이 지나가는 시간을 이용해서 북한의 중요한 대규모 공사현장(평안-원산간 고속도로 등)으로 이를 옮겨서 없앤다." 


4군단 공병대 출신 탈북자의 증언내용에서는 "북한이 최고로 자랑하는 서해안 남포시 갑문 공사 때 남침용 땅굴에서 나온 버럭을 사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처럼 탈북자의 증언을 토대로 수도권 대규모 남침땅굴이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3. 남침땅굴 공사 시 땅굴 내부 "공기순환 문제 해결방법"




깊은 땅굴 속에서는 공기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잠수함에서 사용하는 산소 발생 장치를 갱 안으로 옮겨 산소 문제를 해결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완성된 남침땅굴에 수십 개의 땅굴을 가지치기 형태로 굴착하면 부족한 산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죠.


*지금까지 북한의 수도권 대규모 남침땅굴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의견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내용이 다음에 설명드릴 "2. 북한의 대규모 수도권 남침땅굴 존재하지 않는다!"보다 다소 부족한 이유는 과학적인 근거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2. 북한의 대규모 수도권 남침땅굴 존재하지 않는다!


수도권 땅속에는 정말 북한의 남침용 대규모 땅굴이 존재할까? 땅굴의 존재에 대해서 걱정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북한의 수도권 대규모 남침용 땅굴의 존재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땅굴은 군사적으로 매우 비효율적이다.


땅굴은 폐쇄적인 구조로 발견되는 순간부터 오랫동안 투자했던 가치가 일시에 상실됩니다. 또 하나 발견될 시 입구에 화력을 집중하면 땅굴에서 나오던 병력들은 짧은 시간에 전멸하거나 땅굴 속에 고립되기 때문이죠. 만일 북한군이 소규모가 아니라 대규모로 땅굴에 병력을 투입시킨다면 발견 즉시 오히려 더 좋은 국군의 표적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개발된 벙커버스터는 지하 65m까지 타격이 가능한 폭탄도 있기 때문에 땅굴의 가치는 군사적으로 매우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다만 땅굴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후방으로 적의 특작부대가 침투하여 요인 암살, 특정 시설물 파괴 등 전술적으로 봤을 때 큰 장점 또한 있습니다. 후방 침입은 그동안 공기부양정이나 소형 고속정, 잠수함,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소형 비행기 등이 소개되기도 했었죠.


▼벙커버스터에 뚫린 건물과 지하 시설


2. 북한의 땅굴 파는 기술은 세계 최고다?



위의 사진은 북한의 지하철 노선도입니다. 대동강 위쪽 지역 위주로 지하철이 형성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북한은 대동강 하저터널(강밑터널) 공사를 하다가 실패해서 대동강 이북쪽으로만 지하철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하저터널을 뚫을 기술이 부족한 상태에서 임진강과 특히 한강 하저를 무리없이 뚫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기술로 수도권 지하에 대규모 땅굴 기지를 파서 전차 수백대와 북한군이 대기할 공간을 과연 만들 수 있을까요? 일전에 김정은이 전군에 비상대기를 내렸을 때도 전방 장갑차와 기갑부대들 절반 이상이 움직이지 못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한미 연합군은 북한이 비상임에도 불구하고 차량 및 기갑부대의움직임이 절반 수준이라서 한미 연합군은 오히려 더 긴장하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나중에 중국의 군사 전문가에 의해서 그 당시 원인을 알게 되었는데, 비상임에도 불구하고 물자를 운직일 만한 기름이 전방부대에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 투입될지도 모르는 수 백대의 전차를 한국의 수도권 지하에 숨겨놓고 기름칠하고 닦고 할 수는 없을뿐더러 유사시 움직이기 위해서 기름까지 비축한 상태로 마냥 대기할 수는 없다는 주장입니다. 


3. 남침용 전차 수 백대와 북한군 30만 명이 땅굴에서 대기중이다?



북한의 대규모 병력 이동은 과거와 다르게 요즘은 한미 정보자산에 의해서 상시 감시 중입니다. 언론을 통해서도 많이 볼 수 있듯이 북한군의 미사일이나 군대 이동, 핵 실험 등 이상징후가 포착되면 즉시 탐지가 가능한데, 수도권 대규모 남침땅굴의 용도가 수도권 지하의 땅굴에 엄청난 물자와 병력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전시에 쏟아져 나와서 점령을 다는 말이 있는데 가능할까 의심스럽습니다. 



일단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한미 연합군이 모르는 최신 전차부대 수백대를 수도권 밑 땅굴에 상시 대기를 시켜야 하는데, 유사시 신속하게 결전에 임해야 하는 전차가 습한 지하에 장시간 대기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되며, 기계 장비는 수시로 기름칠하고 닦고 조이고 해야지 고장없이 움질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전역자분들은 잘 알듯이 습한 날에 소총을 하루만 기름칠 하지 않아도 녹이 생기는 원리입니다.)


4. 북한의 TBM 300대 도입은 남침땅굴 굴착용이다?



대규모 수도권 남침땅굴이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북한의 TBM에 의한 장거리 땅굴 주장은 북한이 1983년에 도입한 광산 굴착장비를 TBM으로 오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제 사정상 핵과 ICBM 개발도 힘든데 대당 80억 원이나 하는 TBM 장비를 300대나 도입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본체와 후속 장비를 함쳐서 120m가 넘는 장비가 움직일 때 한미 정보자산에 노출되지 않을 수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설사 막대한 돈을 투자해서 장비를 구입했다고 하더라도 1m 뚫고 들어갈 때마다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을 과연 북한이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땅굴을 지하 깊숙이 장거리로 굴착하면 산소공급 문제와 지하수 처리 문제는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터널굴착 시 "지하수 유입량 계산식"이나 토목 관련 종사하시는 분들에게는 지하수가 문제 안된다는 얘기는 통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지하수 문제, 산소, 비용, 굴삭기 등 모든 문제들을 감수하고 땅굴을 파더라고 비용과 병력, 노력에 비해서 땅굴은 남침용으로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간략하게 TBM에 대해서 알아보면, 일단 후진이 되지 않습니다. TBM은 맨 앞의 (그림의 우측) 디스크 커터를 돌려서 암석을 파쇄하면 뒤쪽의 컨베어 벨트를 타고 대기 중이던 트럭이 버럭을 버리는 시스템입니다. TBM의 공정은 복잡하고 추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여러 공정을 거치면서 터널을 뚫고 전진하면, 뒤쪽 공간으로는 세그먼트라는 시멘트 구조물을 옮겨 지나간 부분에 맞추어 놓는 시스템입니다. 


북한이 TBM을 운용하지 않는다고 보는 또 하나 이유는 굴착 작업에 앞서 해당 구간의 지질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TBM으로 수십 킬로의 땅굴을 작업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지질조사가 필수입니다. 왜냐하면 해당 구간의 지질에 따라 굴을 뚫을 디스크를 교환해야 하는데, TBM은 디스크를 교환하려면 후진이 안되기 때문에 전부 지하에서 분해한 후, 다시 밖으로 나가서 조립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사진출처-https://www.flickr.com/photos/mtaphotos/7303073304


이 거대한 물건을 넓은 외부로 이동시켜 조립하는 데는 1달이 넘게 소요되며, 이외에도 여러 상황들을 종합했을 때 절대 북한 땅굴은 TBM에 의한 작업은 아니다는 주장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수도권 대규모 남침땅굴이 존재하다는 주장과 반대 주장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소문만 무성했던 수도권 남침땅굴은 정말 존재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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