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잠수함발사 탄도 미사일(SLBM) 시험 발사가 사실상 성공하면서 북한의 위협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최근 한국에서도 원잠을 보유해야한다는 주장이 다시 재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대통령선거 운동 기간 중에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는 핵추진 잠수함은 우리에게도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생각한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핵추진 잠수함의 도입을 찬성하는 여론과 반대하는 의견 또한 강력히 재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해군은 과연 핵추진 잠수함의 도입이 필요한가? 원잠의 장점과 단점을 생각할 때, 그 필요성에 대해서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자세한 사항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자력 잠수함(핵잠수함)'은 핵 에너지를 동력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공격원잠(SSN), 탄도미사일원잠(SSBN), 유도미사일원잠(SSGN)으로 나누어집니다.  


SSN(공격원잠) : 핵동력 사용, 핵무기 탑재X

SSBN(탄도미사일원잠) : 핵동력 사용, 핵무기 탑재O

SSGN(유도미사일원잠) : 핵동력 사용, 순항미사일 탑재



잠수함은 현대전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운용됩니다. 공격과 방어 또는 탑재한 무기로 전쟁에서 최후의 수단으로도 이용될 수 있으며, 특히 적국에게는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합니다. 그 이유는 잠수함은 각종 미사일을 탑재한 후 은밀한 기동이 가능하고, 쉽게 발견되지 않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만큼 잠수함이 한 번 출항하면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 전쟁이 임박하면 일단! 적국의 잠수함이 기지에서 출항하기 전에 파괴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찬반논쟁이 뜨거운 핵추진 잠수함은 공격원잠으로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SLCM)을 탑재한 후, 잠항했다가 이상징후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잠수함으로 핵무기 탑재가 아닌 핵 동력을 이용한 핵추진 잠수함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SLBM발사 성공으로 인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에 대한 필요성은 예전의 한국형 항공모함 못지 않게 의견이 분분한 것 역시 사실이죠. 


그럼 지금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한국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한 찬반양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핵잠수함은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최근 인도까지 6개국 정도만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러 나라가 핵잠수함을 보유하려고 하지만, 국제적인 시선, 운용 인원, 기술, 비용 등 해결해야할 점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일본과 독일처럼 잠수함 강국으로 알려진 나라들도 현재는 원자력 잠수함을 보유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죠.



찬성 이유 ① 핵추진 잠수함은 핵추진 잠수함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북한은 이미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시켰습니다. 또한 자신들이 장담했듯이 새로운 ‘전략핵잠수함’(핵무기탑재 잠수함)을 몇 년 안에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전문가들이 원잠 도입을 찬성하는 이유는 북한이 몇 년 안에 개발할 것으로 판단되는 ‘전략핵잠수함’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 중 가장 효과적인 무기가 원자력 잠수함으로 보기 때문이죠. 이미 많은 군사전문가들이 북한의 전략핵잠수함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하루 빨리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 잠수함을 도입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국 해군이 보유 중인 잠수함은 대잠전 능력이 다소 미흡한데, 이부분은 장보고 Ⅲ급이 배치되면 조금은 해소될 수 있지만 보다 많은 무기체계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과 긴 잠항능력을 위해서는 핵추진 잠수함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원자력 잠수함은 원자력 잠수함이 대응 가능하다는 이유는?

이미 냉전시절 미소 양국간의 원잠 대결에서도 볼 수 있는데.. SLBM을 탑재한 소련의 전략원잠을 미국의 전략원잠이 추격 중에 소련 전략원잠에 들키자 도망, 다시 추적을 반복했는데, 잠항 능력이 원잠보다 낮은 디젤 잠수함이었으면, 은밀히 추적하거나 바다 속에서 추적해오는 적 원잠을 상대로 오랜시간 수중에서 작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국방부-해군공개영상



충전을 위해서 반드시 물위로 떠올라야 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잠항 능력이 원잠보다 낮은 디젤 잠수함이었으면, 은밀히 추적하거나 바다 속에서 추적해오는 적 원잠을 상대로 오랜시간 수중작전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원잠 도입을 찬성하는 것이죠.



찬성 이유 ② 북한 SLBM탑재 원잠은 원자력 잠수함으로 대응할 수 있다


국방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북한의 SLBM 탑재 원잠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동일한 핵잠수함(핵추진 잠수함)을 사전 배치하여 적 잠수함 기지 부근에서 오랜 시간 동향을 살피며, 적 잠수함이 작전을 위해 해상으로 나오기 전에 미리 대비하는 방법이 적 잠수함에 대응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일전에 북한의 잠수함기지에서 50여 척의 잠수함이 사라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한국이나 미국 역시도 사라진 북한의 잠수함을 추적하는데 실패했는데, 만일 우리 해군에 오랜시간 수중작전이 가능한 원잠(핵추진 잠수함)이 있었다면, 적 잠수함 기지 인근 해역에서 대기하는 작전 중에 적 잠수함이 기지에서 이탈하면 잠항 가능시간에 상관없이 작전이 가능해서 은밀히 추적할 수 있었을 거라는 판단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000톤 급 이상의 핵추진 잠수함 4척은 보유해야지 북한의 잠수함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수중에서 대상 잠수함을 계속 추적하고 감시하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디젤 잠수함이 AIP 시스템으로 잠항시간이 길어졌다고는 하나 원자력 잠수함(핵추진 잠수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찬성 이유 ③ 원자력 잠수함의 소음은 크지 않다.



그 동안 원자력 잠수함의 가장 큰 단점은 소음이었습니다. 원자로의 소음 때문에 쉽게 탐지될 수 있다는 것인데, 하지만 이는 현대 기술이 발달한 요즘과 비교하면 억측에 불과합니다. 물론, 원잠의 저속 추진 시 재래식 잠수함보다 소음이 큰데, 이는 원자로의 냉각수 순환에 필요한 펌프, 증기 터빈 등의 작동에 의한 소음 발생이 재래식 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반면 재래식 잠수함은 저속에서 소음이 극히 줄어들며 엔진을 완전히 끄면 무음상태로 대기할 수 있습니다. 대신 원잠은 엔진을 완전히 정지시킬 수 없습니다. (여기까지가 그 동안의 견해). 하지만 최근에는 원자로의 기술 발전과 소음 방사를 감쇄시키는 방음 설비의 발전으로 최신 원잠들은 중속 이상의 속도에서도 재래식 잠수함보다 오히려 더 조용하다는 것입니다. 



냉전시절 세계 최고의 공격원잠으로 알려진 미 해군이 주력 공격 원잠(SSN) '시울프급'은 20노트의 고속항해시에도 재래식 잠수함 만큼의 소음만 발생시킨다고 합니다. 물론 원자력 잠수함이 결코 재래식 잠수함 보다 조용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점은 북한은 이미 수 년이 걸린다고 평가했던 SLBM 기술을 단시간에 성공시켰다는 점입니다. 





반대 이유 ① 비용


핵추진 잠수함을 운용하는 것은 항공모함을 운용하는 것만큼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됩니다. 건조에 드는 비용뿐 아니라 운용과 유지비용, 정비 그리고 운용인원의 훈련과 시설 등 막대한 비용을 각오해야 합니다. 원자력 잠수함 1척을 만들기 위해 드는 비용은 디젤잠수함 10척을 만들수 있기 때문에 한국 해군은 원잠 도입 시 국방예산으로 가능한 것인지 비용에 대한 타당성부터 생각해야겠습니다.



반대 이유 ② 디젤 잠수함으로 충분하다


한국 해군의 디젤 잠수함의 우수성을 잘 보여준 예를 들면, 림팩 04훈련에서 한국의 장보고 잠수함은 당시 훈련에서 전설적인 성과를 올렸습니다. 미 항모와 핵잠수함 등을 가상 어뢰로 모두 격침시켰는데, 이런 이유로 해군 역시 핵잠수함 보유에 대한 지금까지 정확한 언급이 없으며, 많은 전문가들 역시 핵잠수함보다 운용이 쉽고, 보다 비용이 저렴한 디젤잠수함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04림팩 훈련 중 장보고함에 포착된 미 함정과 항모


또한 디젤 잠수함이 핵추진 잠수함보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노출의 위험성 역시 낮으며, 한국 해군은 디젤 잠수함을 오랜 시간 운용하면서 쌓인 기술적인 노하우도 무시 못하는 부분입니다. 원자력 잠수함은 큰 규모에 맞게 잠수함 내에 수직발사관을 탑재하여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 등을 탑재 후 오랜시간 잠항하여 대기하다가 적의 도발 징후가 나타날 때 불시에 선제타격이 가능하지만 큰 크기 때문에 오히려 대잠 초계기나 함정에 발각될 확률이 디젤 잠수함 보다 높습니다. 


▲대잠초계기 P-8A poseidon


반면에 디젤 잠수함은 크기가 소형으로 대잠초계기나 함정에 발각될 위험이 적으며, 림팩훈련의 장보고함처럼 한 척으로 여러 함선과 원자력 잠수함 심지어 항공모함에도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 한정된 배터리에 의해서 원자력 잠수함 보다 잠항시간이 짧다는 것이 단점이기도 합니다.)  


물론 한국 해군의 U214-손원일급 디젤 잠수함은 AIP시스템 탑재로 재충전 없이 2~3주간 잠항이 가능하며, 스노클링으로 재충전을 하면 수중에서 50일간 작전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1세대 잠수함인 209급 역시 스노클링 없이 3일간 잠항이 가능하며, 45일간 작전이 가능합니다.  재래식 디젤 잠수함은 배터리 충전을 위해 수면으로 부상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는데, 이때 스노클링으로  재충전을 하면 되지만 흡배기관이 수면위로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각종 대잠 전력에 발각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 시스템이 바로  AIP시스템입니다. U214 손원일급 디젤 잠수함은 AIP시스템 탑재로 더 오랜기간 발각되지 않고 잠항이 가능하죠. 때문에 핵추진 잠수함이 아니더라도 북한의 SLBM 탑재 원잠에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원잠의 도입을 반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AIP시스템'은 Air Independent Propulsion의 약자로 ‘공기 불요 추진’으로 재래식 잠수함이 스노클링없이 오랜시간 잠항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입니다.


반대 이유 ③ 주변국과의 갈등


이미 원자력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지금 당장 한국 해군이 원자력 잠수함을 보유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반발할 국가로 중국을 들 수 있겠습니다. 중국은 이미 한국의 1500km 현무3 순항미사일 배치 발표에도 “한국의 어리석은 짓”이라며, 얼음장을 놓은 일이 있었죠.



또한 일본 역시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한다고 발표하면, 아마도 당장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할 것이고, 이점은 북한도 마찬가지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부분입니다. 



마치며, 현재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한 찬반양론이 있지만 "국가 안보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대비해야 합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최근 잦은 미사일 도발, 그리고 북한의 잠수함 전력에 보다 확실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것들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우리 해군은 전력 확충에 보다 많은 투자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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