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군대 선임에 따라 생활관(내무반) 환경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생활관 분위기는 선임에 따라서 좌우되죠. 매일 힘든 훈련 일정 속에서 그나마 찾아온 휴식시간이나 취침시간에 TV를 볼 수 있는 여유는 정말 군대에서 꿀같은 시간입니다. 물론 선임에 따라서 꿀같은 시간이 될 수도 있고, 훈련보다 더 힘든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왜냐구요? 채널 선택권은 항상 선임에게 있으니까요^^ 


그럼 군대 선임들 TV볼 때 어떤 유형들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또 저 채널이야? 다른 채널 보면 안 되나?


군대 생활관에는 딱! 1대의 TV가 있습니다. 당연히 리모컨과 채널 선택권은 최고참 선임에게 주어지죠. 

그런데 게임 채널만 고정해서 보는 선임이 있는가 하면, 축구 또는 야구만 보거나 드라마 채널만 보는 등 군대 선임의 취향에 따라서 채널 고정이 달라집니다. 

민간인 일 때 집에서 리모컨 붙잡고 마음대로 채널 돌려가며 TV 시청했던 시절이 무척 그리워지는 순간이죠.


군대 선임들 TV 볼 때 유형



1. 게임 채널 덕후 


후임들이 가장 싫어하는 군대 선임 유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꿀같이 달콤한 시간에 게임 채널에 고정하고 2시간 동안 TV 앞에서 혼자 롤의 탑이 어쩌고, 봇이 어쩌고 미드를 빠르게 쳐야지~ 하면서 그 아까운 시간을 혼자만 즐기는 유형입니다. 




2. 스포츠 채널 덕후 


스포츠 채널을 좋아하는 선임 중에서도 특히 축구 덕후 선임은 후임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선임입니다. 

남자들이기 때문에 대부분 스포츠에 관심이 많고, 축구 싫어하는 군인은 없으니까요.

단, 이런 유형은 단점이 하나 있는데 주말 TV 연등 때를 이용해서 새벽에 연달아서 TV 시청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브라운관 빛이 번쩍번쩍할 때마다 눈이 부셔서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TV 연등'

군에서는 의무적으로 저녁 10시에 취침을 하지만 편지, 주특기 학습, 개인학습, 독서 등을 원할 때 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연등입니다.

(단, 10시부터 최대 2시간만 할 수 있습니다)



3. 다큐멘터리 채널 덕후 


한마디로 답 없는 유형. 천상천하 유아독존형으로 생활관 내의 모든 후임들을 TV에서 등을 돌리게 만드는 유형입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덕후 유형은 군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기 때문에 이런 선임이 생활관 내에 존재한다면 선임이 전역할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다른 취미생활을 빨리 찾는 것이 좋겠죠. 




4. 드라마 채널 덕후 


채널 선택권이 없는 후임들은 고참이 좋아하는 드라마를 어쩔 수 없이 시청하게 되는데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드라마 취향도 자연적으로 선임의 취향을 따라가는 신비로운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군에서 TV 시청 시 채널을 선정할 때 다수결로 정하는 규율을 자체적으로 운영한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습니다. 




생활관에는 TV가 1대 밖에 없기 때문에 다수결로 정하는 것이 괜찮을 거 같기도 합니다. 

예전에도 좋은 선임들은 이렇게 다수결로 채널을 정할 수 있게 했죠.



5. 영화 채널 덕후 


'이 영화 본 사람?'하고 묻기만 하고 남은 봤던 말던 자기 보고 싶은 영화 보는 선임들이 있는데 2시간 동안 그냥 잠자는 게 편합니다. 가끔 선임이 기분 좋을 때 다수결로 영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운이 좋으면 처음 보는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영화도 사람마다 취향이 모두 다른데 멜로물이 보고 싶더라도 선임이 코믹을 보면 어쩔 수 없죠.




6. 뉴스 채널 덕후 


의외로 생활관 후임들이 가장 좋아하는 유형입니다. 왜냐하면 사회와 떨어져 군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세상 돌아가는 것을 뉴스로 확인하는 재미가 있죠. 특히, 연예인 누구 0월 0일 입대한다고 뉴스에 나오면 단체로 웃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7. 예능 채널 덕후 


가장 무난하고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TV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선임들이 가장 많이 틀어놓게 되는 채널이 바로 예능 채널입니다. 그냥 예능 채널에 맞춰두면 관심을 갖고 보는 후임들이 있는가 하면 자기 할 일 하면서 재미있는 부분이 나오면 그때마다 시청하는 후임들도 있습니다. 선임이 되면 주어지는 채널 선택권이 귀찮을 때는 예능 채널이 가장 만만하죠.




8. 음악(걸그룹) 채널 덕후 


걸그룹 덕후 선임들은 그룹 이름쯤은 이미 다 외우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그룹 구성원들 이름, 나이, 키, 몸무게 등등 다 꿰고 있습니다. 

간혹 '쟤 어떠냐?'라고 물어보는 선임들에게 대답 잘 못했다가 피곤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그냥 선임과 너무 잘 어울린다고 하시면 됩니다.



처음 자대 배치받고 생활관 생활 시작하면 느끼게 되는 게 고참들은 왜 저렇게 걸그룹이 나오는 채널만 볼까 항상 궁금하게 생각했는데, 사실 짬밥이 차서 자신이 직접 리모컨을 잡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채널 상관없이 다 함께 볼만한 채널이 음악채널 밖에 없다는 것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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