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전에서 전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막강한 화력과 방호력을 바탕으로 전장에서 최고의 무기로 평가되었습니다. 하지만 전쟁과 무기의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무기의 등장은 곧 그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들의 재탄생을 의미합니다. 전차가 등장하자 곧 적 전차를 잡기 위한 무기들이 집중적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특히 대전차 무기가 등장하면서 전차는 너무나 쉽게 파괴되어 수세에 몰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장에서 전차의 역할은 없어서는 안될 전술 병기로서 대전차 무기의 등장은 곧 전차의 생존능력을 높이기 위한 전차의 방어 시스템 기술을 급속도로 발전시켰고,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전차의 생존능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능동방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전차의 능동방어 시스템>

날아오는 대전차 미사일의 위협으로부터 '능동적으로 전차의 위협을 방어하는 시스템' 즉, APS(Active Protection System)으로 부르며, ①소프트 킬 ②하드 킬 두가지 종류로 분류됩니다. 


1. 소프트 킬 시스템 

다영역 연막탄, 적외선 재머, 레이더 재머(Jammer:전파교란기) 등을 이용해서 적의 시야를 가림으로서 적의 대전차 능력을 사전에 방해하여 무력화 시키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1980년 이라크 기갑사단의 T-55전차


2.소프트 킬의 등장


 1980년대 이란 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 군이 운용했던 T-55 전차와 T-62 전차는 이란의 토우 대전차 미사일에 크게 피해를 입었습니다. 당연한 결과로 이라크 군이 보유한 전차의 유효사거리(2km)보다 토우 대전차 미사일의 유효사거리가 거의 두 배에 이르렀고, 이라크 전차에는 그 당시 능동방어 시스템의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토우 대전차 미사일의 밥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이런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자 이라크 군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적외선 재밍 장치(Dazzle)를 도입하여 이라크 기갑부대는 전차의 생존율을 크게 높였습니다. 이때부터 전차의 능동방어 시스템의 효과가 두각을 나타내게 되죠.





3. 러시아의 '쉬토라 시스템(Shtora)'


'소프티 킬 능동방어 시스템의 대명사'로 알려진 러시아가 제작한 적외선 재머로 현재 러시아 주력 전차인 T-90에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으며, 상단의 러시아 T-90 전차에 붉은색 부분이 쉬토라 시스템입니다. 



쉬토라 시스템은 능동형 시스템 중에서도 대방어 시스템으로 아래처럼 구성됩니다.


ㄱ. 대전차 미사일을 교란하는 전자/광학 방해 장치

ㄴ. 다영역 연막탄 발사기

ㄷ. 레이저 경보장치

ㄹ. 시스템 통제 시스템


이 시스템이 무서운 점은 반경 3km 내에 있는 적의 대전차 미사일에 적외선 신호를 방출해서 가짜 영상을 만들어 적 미사일의 추적기를 교란시켜 전차의 생존율을 높이는데 있습니다. (반경 3km 내의 모든 대전차 미사일을 먹통으로 만듦) 



하지만 쉬토라 시스템에도 피할 수 없는 단점이 있는데,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주포가 전방을 향해야 되기 때문에 미사일이 날아오는 위치로 포탑을 돌려야 하는 치명적 단점이 있습니다. 결국 러시아에서는 쉬토라 시스템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하드 킬 방식의 Drosz 시스템과 쉬토라 시스템을 전차 1대에 함께 운용하고 있습니다. 

  




4. 미국의 AN/VLQ-6, AN/VLQ-7


AN/VLQ-6S는 러시아의 쉬토라에 대응하기 위해서 미국에서 개발된 능동방어 시스템으로 쉬토라와 같은 기능을 합니다. 다만 다른 점은 포탑 상부에 360도 회전하는 방식으로 설치되어 쉬토라의 단점이었던 포탑을 미사일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돌리지 않고, 승무원이 수동으로 미사일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상부 장치만 돌리면 됩니다. 이렇게 설명드리면 굉장히 원시적인 느낌이 들지만 매우 뛰어난 성능을 자랑합니다.



AN/VLQ-7은 M2 브래들리에 주로 장착되어 있는데 특이한 점은 자동, 반자동, 수동모드 3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원리는 레이저 광학창에서 발사되는 광대역 레이저가 적의 거리 측정용 또는 조준용 레이저를 탐지하여 광학창에서 훨씬 더 높은 출력의 레이저를 발사해 교란시켜버립니다. 

중국의 98/99식 전차에 탑재된 JD-3 능동방어 시스템도 이와 유사한 장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도 카피일까요?








5. 하드 킬 시스템 

전차를 향해 날아오는 대전차 미사일을 요격탄으로 직접 요격하거나 순간적인 폭풍을 일으켜서 빗나가게 만드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체첸 수도에 진격한 러시아 전차 T-72


6. 하드 킬 시스템의 등장


소프트킬의 약점은 먼 거리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에는 효과가 뛰어났지만 근거리에서 공격당할 시에는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실제로 러시아와 체젠의 분쟁 당시 체첸 수도로 진격한 러시아 전차 80대가 체첸 보병의 근거리 RPG-7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파괴되었던 일화가 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러시아에서는 근거리에서 적의 대전차 무기에 공격당하더라고 '직접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하드 킬' 능동방어 시스템입니다. (러시아의 아레나-E 시스템은 다른 하드킬 시스템보다 근거리 방어가 월등합니다)


*아레나-E 시스템은 오늘 글에서 제외했습니다. 이미 러시아 능동방어시스템이 앞에 소개되었기 때문에.. 




7. 이스라엘의 트로피 시스템(Trophy)


이스라엘 육군의 주력 전차인 메르카바에 탑재된 트로피 시스템 거의 모든 대전차 미사일의 요격이 가능한 막강한 능동방어 시스템으로 대전차 미사일이 날아오면 대량의 파편으로 요격하는 시스템으로 관제 레이더와 상부에 장착된 4개의 안테나가 전차의 360 모든 방향을 감시할 수 있어 이스라엘의 메르카바 전차의 생존율을 극에 이르게 만듭니다. 



트로피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전차의 정지나 운전 시 모든 상황에서 방어가 가능하며, 요격탄이 발사되었을 시, 파편의 범위를 최소화 시켜서 차량과 보병의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데 최근에는 재장전 기능까지 추가되어서 여러발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군관련 기술은 정말 세계에서 톱 클래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8. 대한민국 육군의 KAPS 시스템


우리나라도 육군의 요구에 의해서 능동방어시스템을 개발완료했습니다. 특징으로는 소프트킬과 하드킬의 모든 기능을 가졌고, 포탑의 측면에 2개의 추적레이더와 대응탄 발사기가 장착되며, 전방 탐지 외에 측면 180도 커버를 위해 탐지레이더가 추가되어 거의 대부분의 대전차 미사일을 이동중에 막을 수 있습니다.  



▼흑표전차 하드킬 시스템

흑표의 KAPS 시스템은 이동 중에 거의 대부분의 대전차 미사일을 막을 수 있지만, 위의 사진에서 처럼 날아오는 대전차 미사일을 폭발시킨 후, 파편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대전차 주위로 날아갑니다. 결국 전차 주위에 보병이나 기타 물체가 피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부분은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무기의 역사는 창과 방패의 길고 긴 싸움이듯이 대전차 무기가 발전함에 따라 전차 역시 생존을 위해 기술의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창의 기능이 뛰어나면 그 창을 막기위해 방패의 기술이 발전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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